
나이란 건 도대체 언제쯤 익숙해질까. 스무 살에도 두려웠고, 서른에도 불안했고, 이제 서른여덟을 지나 마흔이 코앞에 다가오니 더 무섭다.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건데, 그 숫자가 내 삶을 자꾸 재단하는 것 같아 괜히 주눅이 든다.스무 살의 나는 늘 서른을 상상했다. 서른이면 직장도 안정되고,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면서,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서른이 되었을 때 나는 어른보다는 여전히 불안한 아이에 가까웠다. 돈은 늘 부족했고, 실패는 잦았으며, 자존심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졌다.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은 늘 마음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그때는 서른이 참 무겁게 느껴졌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참 젊었다.스물서너 살쯤, 나는 또래보다 조금 일찍 결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