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르의 영화처럼 살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액션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며, 환상적인 판타지도 아니다. 나는 조용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휴먼드라마 속을 살아가고 싶다. 반짝이는 클라이맥스가 없어도 좋고, 박수를 유도하는 영웅의 서사도 없어도 된다. 다만, 그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들이 조용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독이며,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라면, 나는 충분히 만족스럽다.내 인생에서는 내가 주인공이지만, 동시에 조연이기도 하다. 조연으로서 누군가의 장면을 완성시켜주는 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빛나는 한 사람 뒤에 존재하는 조용한 배경처럼, 나는 누군가의 하루를 덜 외롭게 만들고, 어깨를 토닥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