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마치 한 권의 책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처럼 다가온다. 1월의 희망과 6월의 활기는 이미 지나갔고, 한 해 동안 쌓였던 시간들이 차분히 정리되는 달이다. 나는 이 달을 "회고와 기대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다. 회고는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고, 기대는 앞으로 펼쳐질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추운 바람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한 해의 흔적이 마음을 울린다. 좋은 기억들도, 아쉬움으로 남은 순간들도 모두 그 바람에 녹아든다. 아침 창문에 맺힌 성에를 닦으며 떠오르는 건, 지나간 나의 모습이다. 어쩌면 나는 내가 바라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갔을 수도, 아직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할까? 중요한 건 내가 이 한 해를 살아냈다는 사실일 것이다.12월은 누군가에겐 반짝이는 불빛과 따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