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스친 이 가 불쑥 말했다. “이 책은 꼭 헬리아님이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단순한 권유였지만 그 말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의 확신 어린 추천은 때때로 묘한 힘을 가진다. 내가 망설이는 순간을 가볍게 뛰어넘게 만들고, 알지 못했던 세계로 곧장 들어서게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나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책을 주문했고, 배송 상자를 열자마자 곧장 읽기 시작했다. 제목부터가 나를 사로잡았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마치 내 마음속 불안을 단번에 간파하고 “지금 이 순간도 이미 시작이야”라고 속삭이는 듯했다.나는 늘 글을 쓰기 전 불안했다. 준비가 덜 되었다는 감각, 아직 내 이야기가 미숙하다는 자책, 글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발목을 잡곤 했다. 그래서 ‘언젠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