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영화)/1.1. Review(리뷰)

서평:) 라이온 킹

사_계季의 기록자 2025. 6. 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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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어린 사자 심바는 친구인 날라와 놀며 정글의 왕인 아버지 무파사에게서 자연의 법칙을 배우고, "빨리 왕이 되고 싶어"를 노래한다. 그러나 평화로운 왕국에 어두운 그림자가 깔리고, 왕의 동생 스카가 "대비하라"는 노래를 부르며 반역을 꾀한다. 그는 하이에나들과 먼저 결탁한 뒤 심바를 이용하여 왕을 살해하고, 그 죄를 심바에게 뒤집어씌운다. 심바는 하이에나들의 추격과 자신이 저지를 죄를 피해 달아난다. 사막에서 죽을뻔한 심바는 자신을 구해준 티몬, 품바와 함께 살며, 자신의 과거와 고향을 잊으려 한다. 어느덧 성장한 심바는 옛친구 날라를 만난다. "오늘밤 사랑을 느낄 수 있나요"의 감미로운 노래속에서 둘은 사랑을 느끼고, 날라는 고향의 사정을 설명한다. 고향은 스카의 폭정과 하이에나들의 횡포로 삭막한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었다. 날라는 귀향을 권하지만, 심바는 옛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생각하며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그런 심바에게 라피키라는 도사 원숭이가 나타나는데, 그 덕분에 심바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잊었던 가르침을 생각해낸다. 다시 고향에 돌아온 심바는 스카와 하이에나들에 맞서 싸운다. 최후의 대결에서 심바는 그 옛날 아버지를 죽인 것이 스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 심바는 왕의 자리를 되찾고, 다시 질서와 평화를 회복한 그의 왕국에는 생명의 힘이 넘친다.
평점
8.5 (2011.12.29 개봉)
감독
로저 알러스, 롭 민코프
출연
조나단 테일러 토마스, 매튜 브로데릭, 제임스 얼 존스, 제레미 아이언스, 우피 골드버그, 짐 커밍스, 네이단 레인, 로완 앳킨슨, 로버트 귈럼, 니키타 카라메, 모이라 켈리, 조이 리더, 치치 마린, 어니 사벨라, 마지 싱클레어, 프랭크 웨커


어릴 적에 이 영화를 분명 봤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쿠나 마타타’를 따라 부르고, 심바가 무파사의 등에 올라타던 장면에 웃었고, 스카의 얼굴만 봐도 치가 떨렸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강렬했던 감정들이 정작 ‘줄거리’로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기억은 흐릿했다. 이야기를 따라간다기보다
는, 멜로디와 장면의 인상만 떠돌 뿐이었다.

그래서 다시 봤다. 아주 천천히, 집중해서.
놀라웠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로웠고,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따뜻했고, 나도 모르게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린 시절에는 단지 사자의 이야기였던 『라이온 킹』이, 이제는 삶과 죽음, 책임과 용기, 과거와 마주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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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원을 그린다 – Circle of Life

영화는 장엄하게 열린다. ‘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며 붉은 태양이 솟고, 갓 태어난 심바가 모든 동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새 생명의 시작을 모두가 축하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 자리를 부여받는 것일까?"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말하고 있는 건 단순한 출생이 아니라 **‘질서와 책임’**이다.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나고, 죽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각각의 존재는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
어릴 적엔 몰랐다. 그냥 사자가 귀여웠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너의 자리를 기억하라'는 무파사의 말이 단순한 왕의 지시가 아니라, 모든 인간 존재에게 건네는 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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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파사의 죽음, 그리고 침묵의 죄책감

무파사의 죽음 장면은 여전히 참혹하다.
어린 심바가 “아빠, 일어나…”라고 속삭이며,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장면.
그 장면 앞에서 여전히 목이 멘다.

하지만 어릴 적엔 몰랐던 게 있다.
심바는 단지 슬픈 게 아니라, 죄책감을 안고 도망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스카가 심어준 것이지만, 어린 심바는 그 무게를 오롯이 자기 탓으로 짊어진다.

그리고 도망친다. 기억으로부터, 책임으로부터, 과거로부터.
그런데...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누구나 한 번쯤은 무너진 사건 앞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해보려 했을 것이다. 심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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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쿠나 마타타 – 걱정 없는 삶?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는 분명 경쾌하고 즐겁다.
팀온과 품바는 심바를 진심으로 위로하려 한다. 걱정 없이 살자고, 과거는 잊으라고.

하지만 그 말이, 그 웃음이, 오히려 심바를 현실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든다.
우리는 때때로 '괜찮은 척'하면서 자신을 방치한다. 심바는 그렇게 몇 년을 보낸다. 강해졌지만, 정작 내면은 그때 그 아이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채.

그러다 날아가 나타난다.
그녀는 과거를 잊으라 하지 않는다. 도리어 말한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야 해.”
그 말은 심바에게도, 스크린 앞의 나에게도 똑같이 들려왔다.
"그동안 회피했던 내 책임, 내 자리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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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라, 네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장면.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 아버지 무파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억하라, 너는 누구인지.”

그 대사는 오랜 침묵 끝에 심바를, 그리고 나를 무너뜨렸다.
우리는 종종 잊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왜 살아가는지를.
무파사의 목소리는 죽은 자의 유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삶의 목소리였다.
심바는 그제야 과거와 현재를 꿰어내고, 다시 돌아간다. 프라이드 랜드로, 삶의 한가운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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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싸움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마침내 심바는 스카와 마주한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드러난다.
그는 스카를 무찌르지만, 그것이 복수의 승리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용서라는 걸 알 수 있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면,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그 용서의 순간은 가장 큰 용기에서 시작된다.
'나는 그때 도망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심바의 왕위는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성장으로 얻은 자리다.
그 자리는 어린 시절부터 약속되어 있었지만,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아픔과 도망, 깨달음과 용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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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감정을 기억하게 하는 언어

다시 봐도 이 영화의 음악은 눈물샘을 자극한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Circle of Life', 'Hakuna Matata'
이 세 곡만 들어도 영화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어릴 땐 멜로디가 좋았고, 지금은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보인다.
특히 ‘Circle of Life’는 이 영화의 철학 그 자체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원이다. 언젠가는 끝나는 것처럼 보여도, 다른 형태로 다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누구인지를’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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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봐서 다행이야

처음 본 줄거리도 아닌데, 이렇게 울컥할 줄 몰랐다.
“이거 예전에 봤었나?”
기억도 가물가물했던 영화를 다시 본 건,
내 안 어딘가가 그 이야기를 다시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엔 ‘왕의 아들 심바’가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도망쳤던 심바’에게 더 마음이 간다.
다시 보고, 다시 울고, 다시 일어서고 싶은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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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라이온 킹』은 성장의 영화입니다.
책임과 회피, 용기와 화해,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그 안에 있습니다.
어릴 적엔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이, 지금의 나에게 깊게 박혀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지금, 어릴 적에 봤던 그 영화를 다시 꺼내보세요.
그 안에, 지금의 당신을 위한 메시지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